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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성범죄 가해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자기합리화
디지털 성범죄 상담에서는 행동 자체뿐 아니라 그 행동을 가능하게 만든 사고방식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실제로 문제행동이 반복되는 과정에서는 “잘못인 줄 몰랐다”기보다, 잘못이라는 사실을 알고도 행동을 허용하게 만드는 자기합리화가 작동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자기합리화는 죄책감을 줄이고 행동에 대한 심리적 제동을 약화시키며, 결국 같은 행동을 반복하게 만드는 위험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Ⅰ. “직접 접촉한 것은 아니니까 괜찮다”
디지털 성범죄에서 흔히 나타나는 자기합리화 중 하나입니다.
“만진 것도 아니고 사진만 찍었다.”
“온라인에서 본 것뿐이다.”
“직접적인 신체접촉은 없었다.”
와 같은 생각입니다.
그러나 디지털 성범죄는 직접 접촉 여부와 관계없이 상대방의 사생활, 성적 자기결정권, 인격권을 침해할 수 있습니다. 특히 불법촬영이나 유포는 피해자가 촬영 사실을 모르더라도 심각한 침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Ⅱ. “상대방이 모르니까 피해가 없다”
“찍힌 사람은 촬영된 사실을 모른다.”
“보여준 적이 없으니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와 같은 생각도 자주 나타납니다.
하지만 피해는 피해자가 그 순간 인지했는지 여부만으로 판단할 수 없습니다.
촬영 사실이 나중에 알려질 수 있고, 저장된 파일이 유출될 가능성도 있으며, 피해자는 이후 지속적인 불안과 수치심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모르면 피해가 없다”는 생각은 피해를 자신의 관점에서만 판단하는 대표적인 인지왜곡입니다.
Ⅲ. “혼자 보려고 한 것이니까 괜찮다”
불법촬영 사건에서 특히 자주 나타나는 자기합리화입니다.
“인터넷에 올리려고 한 것이 아니다.”
“다른 사람에게 보내지 않았다.”
“개인적으로만 보려고 했다.”
는 생각입니다.
그러나 촬영 자체가 상대방의 동의 없이 이루어졌다면 유포 여부와 별개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상담에서는 ‘유포하지 않았으니 괜찮다’는 사고에서 벗어나, 촬영 단계에서 이미 타인의 동의와 경계를 침해했다는 점을 이해하도록 돕습니다.
Ⅳ. “한 번 정도는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문제행동 초기에는
“이번 한 번만.”
“호기심으로 한 번 해본 것이다.”
“다시는 안 하면 된다.”
와 같은 생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자기허용이 반복되면 행동의 심리적 장벽이 낮아집니다.
처음에는 긴장감과 죄책감이 컸던 행동이 반복될수록 익숙해지고, 이후에는 더 쉽게 행동으로 옮길 수 있습니다.
Ⅴ. “다른 사람들도 많이 한다”
온라인 환경에서는 다른 사람들의 행동을 보며 자신의 행동을 정상화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인터넷에 이런 영상은 많다.”
“남들도 다 본다.”
“커뮤니티에서도 흔한 일이다.”
라는 식입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이 하는 행동이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는 근거가 될 수는 없습니다.
이러한 사고는 개인적 책임을 외부 환경으로 분산시키는 방식의 자기합리화입니다.
Ⅵ. “충동적으로 한 것이니 내 본심은 아니다”
“순간적으로 참지 못했다.”
“나도 모르게 손이 갔다.”
“그 순간만 이상했던 것이다.”
라는 설명도 자주 나타납니다.
물론 충동성이 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상담에서는 단순히 ‘충동이었다’는 설명으로 끝내지 않고, 왜 그 상황에서 충동이 발생했는지, 어떤 생각을 거쳤는지, 중단할 수 있었던 지점은 어디였는지를 분석합니다.
충동은 책임을 없애는 이유가 아니라 앞으로 관리해야 할 위험요인입니다.
Ⅶ. “성적 호기심이었을 뿐이다”
“궁금해서 그랬다.”
“성적인 호기심 때문에 한 번 해봤다.”
는 설명도 있습니다.
성적 호기심 자체가 문제인 것은 아닙니다. 문제는 호기심을 해소하는 방식이 타인의 동의와 권리를 침해했는지입니다.
상담에서는 성적 욕구나 호기심과 불법적인 행동을 구분하도록 돕고, 안전하고 합법적인 방식으로 욕구를 관리하는 방법을 학습하게 합니다.
Ⅷ. “상대방에게도 어느 정도 책임이 있다”
피해자의 옷차림, 행동, SNS 게시물 등을 근거로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 옷을 입고 있었으니까.”
“공개된 장소였으니까.”
“SNS에 비슷한 사진을 올리는 사람이다.”
이러한 사고는 책임을 피해자에게 전가하는 전형적인 인지왜곡입니다.
상대방의 옷차림이나 행동은 동의 없는 촬영이나 저장, 유포를 정당화하지 않습니다.
Ⅸ. “나는 범죄자가 될 정도로 나쁜 사람은 아니다”
자기 이미지와 실제 행동의 충돌을 줄이기 위해
“나는 평범한 사람이다.”
“가족과 직장도 정상적으로 생활하고 있다.”
“내가 성범죄자일 리 없다.”
와 같이 자신의 행동을 축소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재범방지 상담에서는 사람 전체를 ‘좋은 사람, 나쁜 사람’으로 평가하기보다 구체적인 문제행동과 그 행동을 가능하게 한 사고방식을 구분해서 살펴봅니다.
자신의 행동을 정확하게 인정하는 것이 변화의 출발점입니다.
Ⅹ. “걸리지 않았다면 큰 문제는 아니었다”
적발 이후에야 행동의 심각성을 인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운이 나빴다.”
“이번에만 안 걸렸으면 됐다.”
와 같은 생각이 남아 있다면 행동의 문제보다 적발 자체를 문제로 보는 것입니다.
이러한 사고가 유지되면 재범위험이 충분히 감소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재범방지 상담에서는 “어떻게 하면 걸리지 않을까”가 아니라 “왜 이 행동 자체가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인가”를 이해하는 방향으로 개입합니다.
디지털 성범죄 재범방지에서 중요한 것은 자기합리화를 없애는 것만이 아닙니다.
자기합리화가 시작되는 순간을 알아차리고, 그 생각을 보다 현실적이고 책임 있는 사고로 바꾸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상대방이 모르니까 괜찮다”에서
“모르더라도 동의 없는 촬영은 상대방의 권리를 침해할 수 있다”로,
“한 번만 하면 된다”에서
“한 번의 자기허용이 반복행동의 시작이 될 수 있다”로,
“충동적이었다”에서
“충동이 발생했을 때 행동을 멈추는 기술이 필요하다”로
사고방식을 교정하는 것입니다.
결국 디지털 성범죄 재범방지에서 핵심은
자기합리화 인식
→ 책임회피 사고 교정
→ 피해자 관점 이해
→ 충동조절
→ 디지털 사용관리
→ 고위험상황 대처
→ 재범방지계획 수립
으로 이어지는 변화과정을 만드는 것입니다.